과학기술의 발전은 섬에서의 생활을 크게 변모시켰다. 교량 건설로 섬이 육지와 상시 차량으로 연결되고, 전기, 수도 및 통신 수단의 발달은 육지와 다름없이 편리한 생활환경을 조성했다. 하지만, 아직도 외딴 섬에서는 우편물 배송과 물품 수송이 전적으로 배에 의존하고 있다. 제한적인 배편과 해상의 기상 조건 등의 제약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드론의 활용은 배로만 접근 가능한 섬에서의 우편 및 물품 배송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시간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우편과 물품을 빠른 시간에 배송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드론 기술의 발전은 더 먼 거리에 있는 섬까지 더 많은 물품을 배송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두 곳 이상의 섬을 잇달아 들러 배송하는 ‘다지점 연속 배송’도 가능하게 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15일 보령시 원산도에서 개최된 다지점 우편물 드론배송 성과보고회에서 우체국 우편물을 싣고 육지를 출발한 드론이 국내 최초로 섬 두 곳에 연달아 배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체국 드론 다지점 배송은 원산도 드론터미널(선촌항)에서 인근 5개 섬을 3개 권역으로 그룹화해 일반 우편물 및 마스크, 치매환자용 기억건강꾸러미와 같은 보건물품 등을 섬주민들에게 연속적으로 배달하고 출발지로 복귀하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지난 2월부터 12월까지 총 430회 성공적인 시험운행을 기록했다.
우정사업본부는 "2018년 육지인 전남 고흥에서 인근 섬 득량도로 우편물을 드론 배송한 적은 있지만 육지에서 출발해 섬 2곳을 가는 다지점 배송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드론 배송 사업에 참여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드론 적재량은 7kg에서 10kg으로 늘었고, 편도 비행거리는 4km에서 10km로 확장됐다.
현재 원산도 인근 도서지역은 우편물 배송을 위해 대천항, 오천항에서 정기 여객선을 통해 약 22km 거리를 각 섬을 경유해 2시간 이상 소요되지만, 드론 배송으로는 원산도에서 가장 먼 월도까지 약 15분 만에 배송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손승현 우정사업본부장은 "내년부터 규제 유예제도 등을 활용해 집배 구역이 넓은 교외나 도서·산간 등을 중심으로 우편물 드론 배송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물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2016년부터 현재까지 산업부, 과기정통부, 행안부의 배송용 드론 개발에 협력하고 있으며, 현장 적용을 앞당기기 위해 2018년부터 전남 고흥, 강원 영월, 충남 당진 등 15개 지점에서 시범운영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산업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비행구역 확장을 위한 법·제도개선 방안을 발굴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산업부는 배송 수요가 많은 도심지에서 비가시권 비행과 물건 배송중량과 거리를 늘리기 위해 드론기체 신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