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 반구대는 언양읍 대곡리의 사연호 끝머리에 층을 이룬 바위 모양이 마치 거북이 넙죽 엎드린 형상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대곡천변의 깎아지른 절벽에 너비 약 8m 높이 약 3m 가량의 판판한 수직 암면에 그림이 집중적으로 새겨져 있다. 주변 10곳의 암면에서 확인되는 소수의 그림을 포함하여 모두 307점의 형상이 표현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림은 주제에 따라 크게 인물상, 동물상, 도구상, 미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유적이 알려지기 전까지, 인간이 바다에서 처음으로 고래를 사냥한 시기는 기원후 10세기~11세기로 추정되고 있었다. 반구대암각화는 이 보다 수 천 년이나 앞선 그림으로 인류 최초의 포경유적일 뿐만 아니라 북태평양 연안지역의 선사시대 해양어로문화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울산암각화박물관은 한국미술사학회와 함께 오는 23일 시청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반구대 계곡의 암각화와 한국 미술’을 주제로 학술강연회를 개최한다.
이번 강연회는 대곡리 암각화 발견 50주년을 기념하고 반구대 계곡의 암각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 선정을 홍보하고자 마련됐다.
행사는 울산의 역사문화와 암각화 관련 전문가의 대중 강연으로 진행된다. 먼저 방병선 고려대 교수의 ‘울산과 한국미술’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양은경 부산대 교수의 ‘반구대 암각화와 고대 유라시아 네트워크’, 고연희 성균관대 교수의 ‘정선의 진경산수화와 반구대’ 강의가 펼쳐진다.
이어 한정호 동국대 교수의 ‘울주 동축사와 황룡사 장육존상’, 김혜원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과장의 ‘신라 불교미술과 해상 실크로드’, 윤진영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사전편찬부장의 ‘풍속화로 역사 알기’ 강의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강연회는 사전 접수를 통해 참석할 수 있으며, 현장 입장도 가능하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 준수를 위해 제한된 인원만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다.참석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등 방역 지침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울산암각화박물관 관계자는 “대곡리 암각화 발견 50주년을 맞아 울산과 반구대 계곡의 암각화에 대해 알기 쉽게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암각화와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을 가진 시민들의 참여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