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건 시인의 섬을 걷다] 화성시 궁평항・방파제등대

경기도 유일 국가어항…방파제 쉼터와 낚시・어촌체험프로그램
박상건 기자 2021-07-12 10:26:42

궁평항은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 있다. 서울 근교 해안선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승용차로 1시간 남짓 거리에 위치하면서 인적이 드문 해안선과 포구마을, 방파제 산책길, 등대, 다양한 어촌체험프로그램, 먹거리와 주차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궁평항

궁평항은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에 선정된 항구이기도 하다. 문체부와 관광공사가 테마별 10개 지역을 선정해 특별 육성하는 해안선 여행프로젝트 중 한 곳이다. 이 프로젝트는 해안선 명소 중 3~4개 지방자치단체를 권역별로 묶어 연계 여행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남양반도 남쪽 끝에 자리 잡은 궁평항은 화성 8경 중 하나다. 옛날 궁에서 관리하는 땅이 많아 ‘궁들’, ‘궁평’이라고 불렸다. 

궁평항 어선

궁평항은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2008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됐다. 국가어항은 어선이 70척 이상, 동해안은 450톤, 서해안 280톤, 남해안은 360톤 이상의 어선이 드나들 수 있고, 어선 이용 이 연간 100척 이상, 위판장 거래량 연간 200톤 이상, 유람선과 도선 운항 횟수가 1일 4번 이상 왕복 할 수 있는 항구 기준 중 3개 이상을 충족할 경우 지정된다.

궁평항은 150여척 이상이 드나드는 항구다. 해양수산부는 이들 선박의 안전한 항행을 위해 궁평항방파제 끝단에 등대를 세웠다. 공식명칭은 궁평항북팡파제등대로 우측 방파제 끝단에 있다. 등대 높이는 9m이고 팔각형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어 궁평항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이 등대는 13km 떨어진 해상에서도 궁평항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강력한 불빛을 비춰준다. LED 경관조명을 설치해 밤에도 등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등대 앞에 전광판이 설치돼 궁평항 바다 풍경과 해수 온도, 풍향, 파도 높이, 일출과 일몰시간 등을 해상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궁평항 북방파제등대

등대 외부 바닥 공간은 넓게 조성했고 벤치를 마련해 방파제를 찾는 여행객들을 배려했다. 등대 아래서 낙조와 인근 섬과 바다를 조망하는 쉼터로 제격이다. 이곳 방파제는 연인, 가족들의 산책코스로 인기다. 등대 옆에 팔각정 정자가 마련돼 편하게 이야기꽃을 피우고 선박의 항해와 서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등대는 2007년 3월에 착공, 7월에 준공돼 궁평항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이 증가하면서 토사퇴적이 심해지고 어민들 접안시설이 부족해지자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0년 궁평항 기본계획을 다시 마련했다. 36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궁평항 기반시설 확장사업은 10년만인 지난해 갈무리돼 새로운 궁평항으로 거듭났다. 

그렇게 궁평항은 선박 입출항과 정박 공간이 넓어지고 어업활동을 돕는 물양장, 해상 위에서 어민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인 부잔교가 설치되는 등 수산 기능과 어촌관광, 교통, 물류, 유통기능 등이 어우러진 종합기능의 어항으로 재탄생했다. 

궁평항 여객선, 갈매기, 등대

궁평항에서는 국화도, 입파도도 등 섬을 가는 여객선이 운항한다. 승선권은 수산물직판장 주차장 앞 매표소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항구 배후 부지에는 궁평항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과 여행객들이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해양문화 친수시설을 마련했다. 

궁평리 해수욕장은 백사장이 2km, 너비 50m로 평소에도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다. 갯벌체험이 가능하고 전망대 카페에서 화성 8경 중 하나인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해수욕장에는 100년 이상 된 아름드리 해송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출한다. 번잡한 일상을 털어내고 해송 숲을 거닐거나 이를 병풍 삼은 백사장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어촌계는 조용한 포구마을에서 하룻밤 묵으며 휴양과 싱싱한 해산물 맛보기, 어촌체험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낙지, 바지락이 함께 한 굴밥 식단

궁평은 서해안 조수 간만의 차가 큰 특성 탓에 갯벌이 넓게 조성됐고 간척지도 넓게 펼쳐진다. 그래서 해안선답사와 바지락, 맛, 굴, 낙지, 칠게 등 해양생물 관찰 등 갯벌 탐사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연안 바다에는 인공어초시설이 갖춰지고 우럭, 넙치, 꽃게 등 종묘 방류사업으로 수산물이 풍부하다. 

이런 천혜의 어촌환경 덕분에 민박집에서 간장게장, 소라무침, 낚지볶음, 바지락, 젓갈 등의 해산물요리가 쉽게 맛 볼 수 있다. 간장게장은 지역 특산품인 서신포도를 옹기에 발효시킨 포도주 양념을 사용해 비린내 없이 감칠맛이 난다. 낚지 육질도 쫄깃쫄깃 씹을수록 맛이 우러난다. 소라무침은 유기농으로 재배한 채소를 버무려 특유한 맛을 느끼도록 했다. 

슬로푸드체험프로그램에서는 굴밥과 칼국수 요리법을 배울 수 있다. 참가자들은 서해안 별미인 굴밥과 바지락칼국수를 선호한다고 한다. 바지락의 시원한 국물 맛, 젓갈을 담거나 미역국·잡채·죽으로 만드는 요리가 인기다. 

어린이와 낚시초보자를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궁평항 초입에 바다를 막아서 안전한 체험공간으로 활용한다. 최근 코로나19 방역지침 강화로 이곳은 잠정 중단하고 방파제 낚시를 권한다. 방파제에서는 망둥어, 노래미 등이 주로 잡힌다. 선상낚시를 원할 경우는 항구에서 30~40분 정도 배를 타고 나가 도리도, 입파도, 국화도, 육도, 풍도 앞바다에서 낚시를 하는데 주로 우럭, 광어, 돔, 농어 등이 잡힌다. 

잡은 물고기는 선상에서 선장이 직접 회를 떠주고, 궁평항으로 물고기를 가져올 경우는 수산센터에서 회를 떠 준다. 궁평항 어시장은 다양한 수산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어서 잡은 물고기와 함께 다른 수산물과 곁들여 색다른 맛 기행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궁평항 풍어제 행사(사진=화성시 제공)

수산센터 인기 메뉴는 굴밥, 칼국수, 연포탕, 낙지회, 매운탕, 주꾸미, 소라무침, 해물파전, 회무침, 낙지철판볶음 등이다. 수산센터는 횟집 외 수산물직판장, 푸드 트럭, 카페 등 여행객들이 입맛과 취향에 따라 즐기고 쉴 수 있는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궁평항에서는 매년 풍어제가 열리기도 한다. 풍어제는 봉죽세우기, 땟배나가기, 부정풀이, 도낭서낭 맞이, 장승제, 세경돌이·지신밟기, 상산맞이·산맞이, 칠성굿, 투호놀이, 제가차기, 팽이치기, 땟배 소원문 쓰기, 조개아트, 샌드아트, 솟대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궁평항 인근 연계여행 해안선 코스로는 승용차를 이용해 제부도, 전곡항을 갈 수 있고, 여객선을 이용해 국화도 등을 갈 수 있다. 생태체험코스는 공룡알 화석산지, 시화호 환경학교, 청미리 휴양마을, 또나따 목장 등이 있다. 

궁평항으로 가는 길은 승용차의 경우 서해안고속도로~비봉IC~남양교차로(77번국도)~마도교차로~서신면사무소방향~궁평항 코스다. 대중교통은 수원역에서 궁평항행 버스 999번, 400-1번이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문의: 화성시 관광진흥과(031-5189-6021), 궁평 어촌체험마을(031-356-7339)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장)

섬TV

서정춘, ‘랑’

서정춘, ‘랑’

랑은이음새가 좋은 말너랑 나랑 또랑물 소리로 만나서사랑하기 좋은 말 - 서정춘, '랑’ 전문 팔순 고갯마루의 서정춘 시인이 제 7시집 ‘랑&rsq
박화목, '보리밭'

박화목, '보리밭'

보리밭 사이길로 걸어가면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고운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저녁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대한민국은 3면이 바다인 해양민족이다. 늘 푸른 바다, 드넓은 바다, 3000여 개가 넘는 섬들은 우리네 삶의 터전이자 해양사가 기록되고 해양문화가 탄
서해 끝섬, 격렬비열도

서해 끝섬, 격렬비열도

서해 끝섬, 서해의 독도인 격렬비열도.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 격렬비열도를 국가관리연안항으로 지정한 7월 4일이 ‘격렬비열도의 날’이다.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 마라도. 남제주군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고 남쪽으로 30분 정도 소요된다. 푸른 물결 퍼 올리며 달리는 배의 저편에 한 폭의 수채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안선 풍경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안선 풍경

서해 최북단의 섬, 백령도. 백령도는 북위 37°52′에 걸쳐 있는 섬으로 2㎞ 앞이 38선이다. 백령도는 인천항에서 북으로 222km 해상에 있다. 쾌속선으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봄이 왔다. 푸른 하늘이 열리는 청명을 지나 본격적인 농경이 시작되는 곡우를 앞두고 봄비가 내렸다. 농어촌 들녘마다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나 올 농
(7) 떠나가고 싶은 배

(7) 떠나가고 싶은 배

코로나로 모두가 묶여 있은 세상. 떠나고 싶다. 묶인 일상을 풀고 더 넓은 바다로 떠나고 싶다. 저 저 배를 바라보면서 문득, 1930년 내 고향 강진의 시인
(6) 호미와 삽

(6) 호미와 삽

소만은 24절기 가운데 여덟 번째 절기다. 들녘은 식물이 성장하기 시작해 녹음으로 짙어진다. 소만 무렵, 여기저기 모내기 준비로 분주하다. 이른 모내
오세영, ‘바닷가에서’

오세영, ‘바닷가에서’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바닷가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송수권, ‘적막한 바닷가’

송수권, ‘적막한 바닷가’

더러는 비워 놓고 살 일이다.하루에 한 번씩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하루에 한 번씩저 뻘밭이 밀물을 쳐 보내듯이갈밭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아마추어 사진동호회의 총무, K의 전화를 받은 건 며칠 전이었다. 모처럼의 통화였지만 K의 목소리는 어제 만나 소주라도 나눈 사이처럼 정겨웠다. &ldqu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아일랜드는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크고 제일 어린 섬이다. 빅 아일랜드라는 별명에 걸맞게 다른 하와이의 섬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거의 두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