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내륙에서 회를 먹으려면 삼천포로 가라는 말이 있다. 삼천포항은 그만큼 풍부한 먹거리와 살아 파닥이는 어시장, 생동하는 항구 풍경까지 특별하다. 특히 어느 해안에서든 그림 같은 바다 일몰 장면을 마주할 수 있어 좋다. 그 일몰에 삼천포사람들의 모습도 곁들여져 있다.
삼천포는 1956년에 삼천포시로 승격됐다가 1995년 3월 1일 행정구역 개편 때 사천군과 통합돼 사천시가 됐다. 삼천포 지명은 이곳에서 고려의 수도인 개성까지 거리가 3000리나 됐다는데서 유래됐다. 삼천포는 사천시 남해연안에 위치하고 무역항 삼천포항이 유명하다.
남해대교 개통 후 3.4km 창선・삼천포대교가 삼천포와 창선도 사이 3개 섬을 연결했다. 남해의 새로운 관문인 창선・삼천포대교는 엉개교, 단항대교, 늑도교, 초양교, 삼천포대교 등 다섯 개 교량이 연결돼 다리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한국 최초로 섬과 섬을 연결하는 교량은 국제적 관광명소다.
사천 8경 중 제1경이 ‘창선・삼천포대교’다. 남해군에서 삼천포로 건너가면서 마주하는 시원한 남쪽바다 풍경이 일품이다. 낮에 보는 바다 풍경은 물론 밤바다와 하늘, 불빛이 어우러진 파노라마 야경도 볼거리다.
남해군에서 삼천포로 이어주는 첫 다리가 남해대교다. 남해대교는 한때 교과서에 ‘동양 최대 현수교’로 소개됐다. 50년 세월이 흘러 정부와 남해군은 올해 남해대교 관광자원화 사업에 착수해 창선・삼천포대교를 잇는 신개념 문화·관광 교량으로 재생한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우리나라 최장 거리의 케이블카로 이들 다리와 주변 바다풍경을 더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바닷길을 걸으며 다리와 바다 풍경을 조망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코스가 실안해안도로다. 실안낙조는 사천8경 중 제2경이다. 삼천포대교 앞 바다에 옹기종기 모인 섬들과 죽방렴, 어선들의 풍경이 노을에 젖어들 때 그 광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이 도로는 ‘일몰이 아름다운 해안도로’로써 한국관광공사가 전국 9대 일몰 중 하나로 선정한 곳이다. 앞바다에는 저도, 마도, 둥근섬, 신섬, 늑도, 학섬, 초양섬, 모개섬, 코섬 등 25개 유인도와 무인도가 펼쳐진다. 이들 섬 뒤로 육지처럼 길게 이어진 곳이 남해도와 창선도다.
실안선착장에서 700m 거리에 저도가 있다. 한지를 만들던 닥나무가 많았다 하여 저도라 부른다. 배를 타고 5분 거리에 있는 작은 어촌체험마을이다. 죽방렴과 등대, 낚시터와 푸르른 초원, 숙박시설 등이 잘 어울리는 운치 있는 섬이다. 민박과 유료낚시터가 있고 낚시요금은 선박요금을 포함해 1만원이다. 감성돔, 볼락, 넙치, 학꽁치, 볼락, 노래미 등이 주로 잡힌다.
삼천포 죽방렴은 사천시의 대표적인 정치망 어업으로 100m 길이의 참나무로 된 발목을 갯벌에 박아 주렴처럼 엮어 만든 그물을 조류가 흘러오는 방향을 향해 U자형으로 벌려 원시적으로 고기를 잡는 방법이다. 죽방렴은 남해군과 사천시에서만 볼 수 있는데 물살이 빠른 지족해협에만 스무 통 정도가 남아 있다. 죽방렴 고기는 도다리, 숭어, 도미가 대표어종이고 봄부터 가을까지 참멸치가 최고 대우를 받는다.
실안 낙조가 떨어지는 쪽의 섬들이 비토섬이다. 사천8경 중 8경이 비토섬 갯벌이다. 비토섬은 별주부전의 전설이 서린 곳이다. 꼬불꼬불 리아스식 해안으로 하루에 두 번 섬 풍경이 바뀐다. 밀물 때 작은 섬들이 올망종말 보이지만 썰물 때는 섬들 주변으로 펼쳐진 광활한 갯벌이 장관이다. 이곳 갯벌은 자연생태 체험코스다.
사천 제3경은 남일대 코끼리바위. 최치원 선생이 남녘에서 제일의 경치라고 부부르면서 지명이 유래했다. 남일대(南一臺)는 은빛 모래밭과 병풍처럼 둘러싼 섬 풍경이 일품. 조개들이 잘게 부서져 백사장을 이룬 모래실 백사장은 모래가 부드럽고 울창한 숲길을 배경으로 걷기코스로도 좋다. 남일대 끝자락에 거대한 코끼리가 물을 먹고 있는 모습의 코끼리바위가 있다. 억겁의 세월동안 암석이 해풍에 씻기고 깎여 빚어 놓은 형상이다.
어민들과 어선들의 생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삼천포항이다. 삼천포항은 경남권에서 선박 통항량이 많은 부산항, 진해항, 마산항, 고현항, 옥포항, 장승포항, 통영항과 함께 8개 무역항 중 하나다. 어선과 화물선 등 선박들이 항행이 맞아 바다에 등부표 7개, 유도등 2개, 방파제등대 3개 등 12개의 등대가 복잡한 해안선에서 선박들의 안전한 항해를 돕는 중요한 신호등을 역할을 한다.
그 중 대표적 등대가 삼천포항방파제등대다. 삼천포항방파제등대는 높이가 9m이고 직경 3m의 백색 서방파제등대와 홍색 동방파제등대가 포구 양쪽을 서 있다. 이 등대는 드라마 ‘환상의 커플’ 촬영지이고 등대 아래는 낚시 포인트로 유명하다.
등대 앞에는 조위관측소가 설치돼 있다. 바닷물 높이를 측정하는 국가해양관측시설이다. 국립해영조사원에서 수온, 염분, 기압, 기온, 바람 등을 측정해 실시간으로 공개한다. 이 자료는 물때 예보, 해수면상승 감시, 항해 안전, 해양레저 활동에 활용된다.
삼천포항 등대에서는 정면으로 삼천포대교가 보이고 삼천포 앞바다와 포구풍경과 어시장을 배경으로 여행추억을 간직할 포토존이다.
삼천포항 활어위판장 경매시간은 선어의 경우 매일 새벽 5시와 10시에 열린다. 활어는 볼락, 도다리, 우럭, 광어, 감성돔, 복어, 장어, 전어, 쥐치 등이다. 패류는 낙지와 조개인데 조개 품질을 최고로 쳐주는데 삼천포는 다른 지역보다 조수간만 차가 심해 육질이 쫄깃쫄깃하기 때문이다.
망상공원은 1995년 5월 사천군과 삼천포시가 통합되어 탄생했다. 망산 기슭의 망상공원에서면 시가지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한가로운 항구 모습이 풍경화 같다. 노산공원 역시 바다를 향해 돌출한 언덕배기로 잘 다듬어진 잔디밭과 산책로가 있다. 이 공원에 시인 박재삼 시비가 있다. 시비에는 ‘천년의 바람’이 새겨져 있다. “천년 전에 하던 장난을/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소나무 가지에 쉴 새 없이 와서는/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중략)//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사람아 사람아/이상한 것에까지 눈을 돌리고/탐을 내는 사람아.” 천 년 전, 만 년 전 아니, 태초부터 바람은 불어온 모습에 주목한 시인의 세 번째 시집 표제작이다. 바로 앞 목섬은 박재삼 시인이 성장기를 보내던 곳인데 지금은 무인도다.
바닷가 팔각정에서 삼천포 바다를 조망 할 수 있고 일몰 장소로 유명하다. 주변 바닷가에는 넉넉한 활어횟집과 숙박시설, 선상낚시와 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삼천포 팔포횟집단지는 먹거리와 바닷길 걷기 코스가 어우러진 사천시 대표 먹거리 명소다. 서금동과 동금동 사이 한내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횟집단지는 노산공원과 동쪽 무인도 목섬이 있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해안길, 여객선 선착장, 수협 공판장 등 연계여행이 가능한 곳이다.
삼천포에서 여행을 더 즐기고 싶다면 유람선을 타고 공룡발자국으로 유명한 고성 상족암, 병풍바위, 코끼리 바위, 수우도(동백섬)을 돌아보고 삼천포항어시장 코스가 있다. 드라이브를 생각한다면 다리를 건너 남해・창선도 코스가 있다. 여객선을 이용할 경우 사량도로 건너가 등산과 맛 기행, 낚시 코스를 이어갈 수 있다.
삼천포로 가는 길은 승용차의 경우 서울~경부고속도로~중부고속도로(대전통영 고속도로)~진주JC(사천, 순천방면)~사천IC(사천, 삼천포항방면) 코스다. 항공편은 김포공항~사천공항(진주~사천 완행버스 15~30분 간격 운행). 시외버스 서울남부터미널~삼천포시외버스터미널 운행(4시간 10분소요). 문의: 사천시 관광진흥과(055-831-27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