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도는 화성시 우정읍 국화리에 딸린 섬이다. 면적 0.39㎢, 해안선 길이 2.7㎞이다. 이 섬에는 현재 69세대에 72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최근 인구가 증가세를 보이는 섬이다. 국화도에서 매향리와는 17km, 충남 당진시 장고항과는 3.5km 떨어져 있다. 국화도 주변에는 입파도, 육도, 풍도, 난지도 등 충남권과 경기권의 섬들이 있다.
국화도 행정구역은 경기도 화성시이다. 배편은 화성시 궁평항과 충남 당진 장고항에서 운항한다. 궁평항에서는 도선으로 40분, 장고항에서는 20분 소요된다. 장고항에서 더 가까운 이유는 국화도가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 바로 앞에 위치해 있기 때문. 배편은 성수기에는 궁평항에서 하루 4번, 비수기에는 하루 3번 운항한다. 장고항에서는 4~10월 기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출항한다.
이번 여행길은 궁평항에서 출발했다. 궁평항은 화성시 서신면에 있다. 궁평리 유래는 예로부터 궁에서 직접 관리 하던 땅이 많아 ‘궁평’, ‘궁들’로 불렸다가 궁평리가 됐다. 궁평항은 2008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됐다. 다양한 수산물을 맛 볼 수 있는 수산시장과 카페 등 먹거리와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방파제 산책과 낚시하기에도 좋은 작은 항구이다.
궁평항은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에 뽑힌 항구이기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테마별 10개 지역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선정해 특별히 육성하는 프로젝트 중 한 곳이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명소 중 권역을 3~4개 지방자치단체로 묶어 지역별 연계 코스가 가능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궁평항에서 국화도 가는 여객선의 승선권은 수산물직판장 주차장 앞 매표소에서 구입한다. 승하선장은 수산물직판장 반대 방향으로 200m 떨어진 방파제 쪽에 있다. 궁평항에서는 78인승 여객선이 운항하는데 국화도와 입파도를 오간다.
여객선이 방파제를 서서히 빠져나가자 갈매기들도 동행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지친 가족들이 모처럼 나들이 나온 경우가 많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며 그간의 답답함과 우울함을 훌훌 날려 보내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오늘만큼은 갈매기 비상만큼이나 이 내 마음도 더 높게 푸른 하늘로 띄우고, 푸른 바다로 출렁이고 싶은 것이다.
국화도는 조선시대에 유배지였다. 당시 만화도라고 불렀는데 꽃이 늦게 피고 늦게 진다고 해서 늦을 ‘만(晩)’자를 써 ‘만화도’로도 불렀단다. 그러다가 국화가 지천에 피는 바다 위 꽃 섬이라는 뜻의 국화도라고 불렀다. MBC 주말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의 최민용, 장도연 커플이 섬마을에서 신혼생활을 보내게 됐는데 그 때 촬영지가 국화도였다.
그렇게 궁평항을 떠난 여객선이 국화도 선착장에 도착하자 노란 등대가 제일 먼저 여행자를 맞았다. 이색적인 이 등대는 2007년 11월에 설치돼 국화도를 드나드는 선박과 인근 12km 해역까지 항해하는 선박들의 안전한 뱃길을 돕는 이정표 역할을 한다. 등대는 9m 상공에서 6초에 한 번씩 불빛을 쏘아주면서 해도상의 국화도 위치를 알려준다. 무인등대이지만 해양수산부 평택지방해양수산청에서 1년 365일 원격으로 관리하고 있다.
국화도는 걸어서 3시간 정도면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작은 섬이다. 아기자기한 풍경을 따라 걷기여행을 즐기도록 둘레길이 잘 단장돼 있다. 소박한 어촌의 북쪽에 무인도 매박섬(토끼섬)이 있고 반대편에 도지섬이 있다.
선착장에서 테크 길을 따라 바다로 가면 작은 조약돌과 조개껍질, 모래가 어우러진 동그란 해수욕장이 펼쳐진다. 길이 2km의 백사장을 갖춘 해수욕장은 경사가 완만해 가족단위로 안전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소나무 숲의 은은한 향기가 함께 한다.
국화도는 바지락·대수리·고동 등이 많이 서식한다. 그래서 망태나 양동이를 들고 지천에 깔린 고동과 다양한 조개를 따는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다. 해수욕장에서 토끼섬으로 가는 길목에 어촌체험 마당이 있다. 바지락, 맛조개, 소라, 개불, 칠게, 굴, 낙지 등을 채취할 수 있다. 바지락으로 젓갈 만들기, 칼국수 만들기, 망둥어 낚시, 횃불 들고 낙지잡기, 그물체험 등 계절별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국화도 바닷가에는 조약돌과 조개껍데기가 쌓이고 쌓여 풀등(바다언덕)을 만들고 있는데 매박섬(토끼섬)으로 이어진 길이 대표적인 곳이다. 굴이 서식하는 환경에 맞게 바위도 많다. 그래서 갈매기도 떼로 모여들고 어민도 여행자도 어우러져 자연산 굴 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주민들은 이 조개껍질인 조가비가 ‘국화꽃’을 닮아서 오래전부터 섬 이름을 국화도라고 불러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고항이나 왜목마을 쪽에서 바라보면 국화도와 나란히 있는 작은 섬이 보이는데 바로 토끼섬이다. 매박섬이라고도 부르는데 국화도와 500m쯤 떨어져 있어 썰물 때 건너갈 수 있다. 이 바닷길에는 고동을 비롯한 각종 조개가 풍부하다. 밀물이 들어서는 시점에서 갈매기들이 먹이사냥을 위해 갯바위로 모여들었다. 파도를 따라 오던 물고기가 풀등을 차고 넘어갈 때 작은 갯돌에 부딪치면 낚아채려는 것이다.
어촌체험마당 바닷가에서 왼쪽 숲길로 오르면 해맞이 전망대가 있다. 작은 산의 높이는 276m인데 여행자에게 한 호흡 고를 수 있는 쉼터 역할을 겸한 2층 전망대다. 국화도 앞바다 일대를 조망하고 밀물 때 토끼섬으로 가는 길이 밀물에 서서히 지워지는 이색적 장면도 감상할 수 있다. 국화도는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전망대 우측, 그러니까 국화도 뒤편으로 이어진 해변에 서면 당진화력발전소와 왜목마을이 보인다. 이 바닷길을 타고 국화도 끝자락 무인도 도지섬까지 걸을 수도 있고 전망대에서 숲길을 타고 마을과 선착장으로 갈 수 있다. 숲길에서는 접시꽃 등 소담한 꽃길을 만나고 여러 야생화와 한적한 섬마을 풍경을 체감할 수 있다.
국화도 좌대 낚시도 인기다. 국화항 승선 매표소 자동발권기에서 티켓을 구입하면 어민들이 바다 한가운데에 설치된 낚시터까지 배로 태워다준다. 당일치기 여행일 경우 여객선 출발 1시간 전까지 선착장으로 태워다 준다. 좌대에는 식사 테이블과 그늘막 등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다. 좌대에서는 주로 원투 낚시를 하는데 우럭, 노래미, 광어, 붕장어 등이 많이 잡힌다.
국화도는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용이하면서 바닷물이 깨끗해 스킨 스쿠버를 즐길 수도 있다. 국화도는 그렇게 다양한 해양체험이 가능하고 오솔길과 수평선에서 뜨고 지는 해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섬이다. 조용한 어촌에서 당일치기, 혹은 하룻밤 묵으면서 추억과 낭만, 가벼운 섬 여행길을 걷고 싶다면 제격인 섬이다.
섬에는 전망 좋은 펜션과 민박이 20여 군데 있고 입맛 돋우는 식당이 10개 있다. 숙박시설 이용객들에게는 주인장이 여객선 출항시간 전까지 선착장까지 태워다 준다.
국화도 가는 배를 타려면 장고항을 이용할 경우 서해안고속도로→송악IC→석문방조제→ 장고항, 궁평항을 이용할 경우 서해안고속도로→비봉IC→마도교차로→서신면사무소방향→궁평항 코스다. 수원역에서 궁평항행 버스 999번, 400-1번이 30분 간격으로 운행하기도 한다.
문의: 화성시 우정읍사무소(031-370-3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