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빈집에서 살아볼까? 섬으로 가는 길은 많은 사람들의 이상향이거나 로망 중 하나다. 그러나 소외된 섬에서 일상의 삶을 온전히 향유하기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실제로는 빈집들이 늘어나고 있는 어촌의 현주소가 이를 반증한다. 어촌지역 인구 및 고령화 추이를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어가인구의 23.7%가 감소했다. 지난해 어가 고령화율(65세 이상)은 36.2%로 이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가속화 추세다.
지난해 어촌빈집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촌의 빈집은 4만4054호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실시한 어촌소멸 위험 인식조사에서 ‘열악한 주거생활 여건’이 22.9%로 어촌지역의 인구소멸 위험요인 중 3위를 차지했다고 해수부는 전했다.
특히 노후 주택과 빈집의 증가는 어촌 주거환경을 해치는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한, 같은 조사에서 젊은 층이 어촌에서 살기 힘든 이유로 일자리 문제와 함께 ‘살만한 집’이 없다는 것이 큰 제약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해양수산부와 통영시, MBC가 어촌인구 소멸 위기에 대응코자 지난 9일 MBC 본관에서 ‘어촌빈집 재생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어촌뉴딜300 사업에 MBC TV 다큐플렉스 프로그램 인 ‘빈집살래’를 결합해 어촌지역 빈집 재생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어촌의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대응한 정책의 일환으로 미디어를 활용한다는 기획이다.
어촌뉴딜사업은 낙후된 어촌과 어항을 현대화하고 어촌 특화개발을 통해 어촌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201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생활SOC사업. 다큐플렉스는 다큐멘터리와 플렉스의 합성어로써 정통 다큐멘터리는 물론 강연, 시트콤,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
이번 협약을 통해 추진되는 어촌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어촌빈집 재생을 추구한다. 어촌의 방치된 빈집을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어촌에 새로 정착하는 사람들이 기존 어촌 주민들과 어우러져 활력이 넘치는 어촌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해수부는 그 대상지를 조사했고 제작진과 현장 답사를 통영시 달아마을을 최종 대상지로 선정했다. 달아마을은 주민들의 빈집 재생에 대한 의지와 외부인에 대한 개방도가 가장 컸다고 한다. 바다를 마당으로 하는 빼어난 경관을 지녀서 리모델링을 통한 빈집 재생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참여 희망자는 신청 게시판(http://program.imbc.com/Concept/houseintongyeong)’을 통해 접수하고, 서류심사, 개별 인터뷰 등을 통해 최종 대상자를 선정한다. 최종 선정되면 개인 취향에 맞춰 리모델링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최대 10년간 임대하여 거주할 수 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어촌 빈집 재생이 차질 없이 추진돼 어촌 인구소멸에 대응한 포스트 어촌뉴딜사업의 시범모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