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여유 즐기며 치유의 봄 만끽하는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 

한규택 기자 2023-04-07 16:03:28
현대 사회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빠름’이다. ‘초고속 열차’, ‘초고속 인터넷’, ‘초고속 데이터’, ‘초고속 경제성장’ 등 빠른 속도를 강조한 용어의 등장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 덩달아 우리네 삶도 ‘빠른 속도감’에 젖어 있다. 속도감과 효율만 따지다 보니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때론 속도를 낮춰서 긴 호흡과 느린 걸음으로 더 멀리 바라보며 숨 가빴던 심신을 가다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다.

올해 봄은 따뜻한 날씨의 영향 때문인지 꽃소식도 예년보다 빠르다. 이 봄을 분주하게만 보내지 말고 푸른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한적한 섬에서 느림의 미학을 체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유채꽃으로 물든 청산도 봄풍경(사진=완도군 제공)


전남 완도군 청산도는 슬로길로 유명하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푸른 바다, 산, 구들장 논, 돌담장, 해녀 등 느림의 풍경과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곳으로 2007년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지정되며 세계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 하여 이름 붙여진 슬로길은 전체 11코스, 42.195km에 이르며,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이야기가 있는 생태 탐방로 선정, 2011년 국제슬로시티연맹 공식 인증 ‘세계 슬로길 1호’로 지정됐다.

해마다 4월이면 청산도에서 슬로걷기 축제가 열린다. 이 슬로우 걷기축제에서는 유채꽃과 청보리 물결이 한 폭의 그림이 되는 봄날 햇살과 파도소리에 귀 기울이며 ‘느림의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 광경(사진=완도군 제공)


완도군은 오는 4월 8일부터 5월 7일까지 30일 동안 청산도 일원에서 '봄봄봄 치유 정원, 청산도로 오라'는 주제로 ‘2023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축제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청산완보 스탬프 투어 ▲플로깅 캠페인 ▲은하수 투어 버스 ▲청산 진성 야간 산책 ▲달팽이 엽서 보내기 등이다.

‘청산완보’는 청산도 슬로길 11개 코스 중 4개 코스 이상을 걷고 스탬프를 찍어오면 상품을 주는 이벤트와 청산도의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청산 진성 야간 산책’ 등으로 구성되었다.

별 볼 일 있는 청산도(사진=완도군 제공)


또한 야간 투어 버스를 타고 주민 해설사와 청산도의 곳곳을 탐방하는 ‘은하수 투어’, 엽서를 써서 보내면 1년 뒤에 도착하는 ‘달팽이 엽서 보내기’, 유채꽃이 활짝 핀 청산도에서 봄을 즐길 수 있도록 ‘피크닉 세트 대여’, 쓰레기를 주워오면 비누 등 친환경 제품으로 교환해 주는 ‘플로깅 캠페인’ 등을 진행한다.

유채꽃이 만개할 4월 15일 개막식 날에는 ‘나비야 청산 가자’를 주제로 나비 날리기, 힐링 콘서트, 명사와 함께 걷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청산 해양치유 공원이 본격 운영됨에 따라 축제 기간 내내 노르딕 워킹 체험과 소리, 향기, 해조류, 족욕, 허브 맥반석 등 치유 시설을 예약자에 한 해 무료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청산도 제공(사진=완도군 제공)


축제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완도군청 홈페이지, 관광과 공식 SNS(페이스북·인스타그램), 주민들이 출연하는 유튜브 ‘청산도에 와보랑께’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올봄, 산과 바다 그리고 하늘이 모두 푸른 섬 청산도로 오셔서 바쁜 일상 속 느림의 여유를 만끽하며 힐링하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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