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건 시인의 '섬을 걷다'] 뱃길을 안내하는 등대, 사람의 마음까지도 밝게 밝히다

충청남도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햇살 쏟아지는 바다와 색다른 포구여행
박상건 기자 2020-11-03 13:46:28

삼길포는 충청남도 서산시 대산읍 화곡리에 있다. 서산시는 대규모 간척사업과 대산 임해공업지역 등 서해안 개발 붐을 타고 급격하게 발전했다. 대산은 큰 산이라는 뜻으로 1991년 12월 1일 면소재지에서 읍으로 승격됐다. 최근 대산항 건설과 당진-대전 간 고속도로 연장이 가시화됨에 따라 중국과 활발한 교역이 기대되는 등 서해안 시대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산은 국가어항이자 어업전진기지이며 해양관광 기능까지 수행한다. 대산항은 항만 개발을 통한 해양·물류 중심의 개발을 추진 중인데 물동량 활성화 계획에 따라 대산∼당진 고속도로, 이원∼대산 해상교량 등 교통 인프라를 연이어 확장 중이다. 

삼길포방파제등대와 우럭조형물


이 종합개발계획에 따라 삼길포항은 마리나 활성화 거점지역으로 대산 주변의 해양레저 활동 인구를 수용하면서 그 시설 규모를 당진 왜목 등 인근 마리나 확장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삼길포는 대호방조제 서쪽에 위치해 서산 북쪽의 관문 역할을 한다. 조선시대 종3품의 첨사(僉使)가 근무하던 군사요충지였고 현재도 해상교통의 요지다. 1999년 1월 1일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삼길포는 실치(뱅어)잡이로 성황을 이룬 포구다. 

삼길포는 특히 지리적으로 수도권으로부터 접근성이 뛰어나고 지형적으로 섬과 바다라는 해양환경을 타고나 유람선과 어선, 갈매기, 방파제 등대 등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가 어우러진 포구다. 서산9경 중 하나이고 해발 200m 국사봉에서 내려다보면 그 경관이 매우 수려하다. 

삼길포는 꽃게, 대하 등 수산물이 풍부하고 짜릿한 손맛을 즐기려는 낚시인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해상 바다낚시 포인트는 물론 방파제, 선상낚시, 좌대낚시 등이 모두 가능한 곳이다. 삼길포 일대에서는 우럭이 많이 잡혀서 매년 8월에 우럭축제가 열린다. 

대조도 소조도 어선


이 축제의 한 관계자는 “가로림만에서 잡히는 우럭은 육질과 맛이 매우 뛰어나다”면서 “삼길포 우럭축제에서는 낚시체험은 물론 풍물공연, 관광객 즉석노래자랑, 붕장어잡기대회, 갯벌체험, 유람선관광, 민속체험놀이, 떡메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회 뜨는 선상’으로 불리는 삼길포 선상횟집은 갓 잡은 자연산 회를 맛볼 수 있는 바다 위의 먹거리 쉼터다. 어촌에서는 예로부터 활어 회를 다듬는 과정을 ‘회를 뜬다’고 표현했는데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은 우수개 소리로 “해 뜨는 선상‘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삼길포항에서는 매년 12월 31일 해넘이와 해맞이 행사가 열리니 이도 그저 농담만은 아닌 셈이다. 

회 뜨는 선상


출렁이는 바다 위의 선상횟집은 항해하는 배를 타고 회 맛을 즐기는 기분과 햇살이 쏟아지는 바다 가장자리에서 가슴 활짝 열고 미식여행을 즐기는 색다른 여행 맛을 느끼게 해준다. 낚시를 해서 회를 먹고 싶다면 좌대낚시나 낚싯배를 타고 인근 섬과 바다로 나가 손맛을 동시에 경험할 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삼길포항에는 이런 싱싱한 횟감과 건어물을 두루 구입하고 맛볼 수 있는 상설 위판장과 직거래장터도 열린다. 직거래장터는 부녀농, 고령농, 귀농인 등 유통분야가 취약한 어민들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은 신선한 농수산물을 10~20%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좋다. 

유람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 올망졸망 섬들의 풍경을 즐길 수도 있다. 삼길포항 주변 섬은 난지도, 도비도, 대조도, 소조도, 비경도, 웅도 등이 있고 포구에 유람선 매표소가 있다. 

방파제등대 방향으로 공영주차장이 있는데 이곳에는 여러 텐트를 볼 수 있다. 낚시하러 온 사람들이 야영을 즐기기 위한 것이다. 야영을 하면서 선착장, 방파제 등에서 낚시도 즐기는 여행객들이다. 여기저기 많은 낚시인이 구경하다가 마리나역을 지나면 방파제 끝에 빨간 등대가 서 있다. 

삼길포 마리나


요트와 보트 등 해양레저선박을 수용하는 마리나역은 지난 2018년 8월 29일 개장했다. 마리나역은 해양레저 활동 인구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수용하는 해상 간이역으로써 역할을 하고 주변 마리나항만 시설을 연계·지원하는 해양레저 서비스 공간 기능을 수행 중이다. 

삼길포항은 전국 111개 국가어항 중 해양수산부 어촌 마리나역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해양수산부 대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 국비 24억을 들여 16선석 규모의 계류시설을 갖췄다. 근로시간 단축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레저 트렌드 욕구 충족을 위해 마리나역에서는 요트체험과 해양레저체험 교실 등을 연다. 

세일링 요트인 아라파니2호를 타고 삼길포항-대조도-소조도-소난지도-비경도-삼길포항으로 1시간30분 동안 책임강사와 현장 안전요원의 지시 하에 바람을 동력으로 바다를 항해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삼길포 해양레저 체험학교는 물에 대한 적응력과 위기상황에서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아카데미 프로그램이다. 어릴 때부터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해양공간에서 도전과 응전의 정신을 키워주는 아주 의미 있는 해양레저공간이다. ‘생존수영’과 연계한 해양 안전교실의 경우 초등 4학년 이상 학생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추억과 살아있는 해양체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바나나보트, 수상스키, 딩기요트, 플라이보드, 모터보트 등을 즐길 수 있다. 

마리나역을 지나 삼길포방파제 끝에서 만나는 삼길포방파제등대는 대산지방해양항만청이 2009년 1월 21일 어부들의 꿈과 관광지의 특징을 부각시켜 만든 조형등대다. 

삼길포방파제등대와 어선

홍색원형 콘크리트조 구조로 18m 높이의 조형등대는 삼길포 특산물을 형상화한 우럭 조형물이 등대 앞에 세워져 있다. 삼길포 어부들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을 형상화 한 이 등대는 2016년 6월에 등대 고유의 색상은 훼손하지 않으면서 푸른색, 녹색, 붉은색이 교대로 변하는 아름다운 빛을 연출토록 설계해 여행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등대 조명등 보강 작업은 야간에 등대 식별이 쉬우면서 방문객들에게 추억을 제공해 경관조명등이 뱃길을 안내하는 등대 역할은 물론 사람의 마음까지도 밝게 밝혀주는 아름다운 등대로 기억케 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그렇게 삼길포 방파제등대는 삼길포항을 드나드는 선박과 주변 해역을 오가는 선박들에게 안전한 항해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면서 여행자들에게는 바다와 주변경관을 즐길 수 있는 쉼터와 편의시설의 역할도 해준다. 

도비도


삼길포항 주변에는 전망 좋은 펜션 등 숙박시설 그리고 데이트 코스로 좋은 카페와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선보이는 여러 식당과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삼길포 여행길에 함께 할 수 있는 연계 코스로는 해미읍성, 마애여래삼존상, 간월암, 개심사, 팔봉산, 가야산, 황금산, 서산한우목장 등 서산9경과 경기도 화성의 궁평항과 제부도 등이 있다.

삼길포 가는 길은 대중교통의 경우 버스가 서산버스터미널에서 정기적으로 운행 중이고 50분 소요된다. 승용차는 서해안고속도로는 서산I.C→32번국도→대산→명지→삼길포, 경부고속도로는 천안I.C→온양(22번국도)→예산(45번국도)→대산→명지→삼길포 코스다. 

문의: 대산읍사무소(041-660-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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