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풍경이 있는 삶] 박상건, ‘산길이 나무 위로 길을 낼 때’
도봉산에서 사패산 잇는 능선은 온통 빙판이었다 넘어지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바위 사이에 어깨 기대지만 니스 칠처럼 얼음 반지르르 깔아 무심한 화성암(火成岩) 바람에 식히고 언 마그마 위에 햇살 쨍그랑 깨진다 망월사 종소리 등성이 굽어 내려가고 발 시린 눈발이 참나무 줄기를 타고 올라가 산길을 댕겨 쌓는다 눈길 찍은 자리 밤새 아픈 상처를 빙판으로 다독였을 산길
박상건 기자 2020-01-10 09:33:47